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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2주 임산부입니다. 지난 4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설사를 하다가 3일 저녁에 병원에 왔는데 더 늦었으면 위험할 뻔 했어요. 설사만 하고 쌩쌩해서 조금 굶으면서 쉬면 괜찮아 질 줄 알았어요. 임신했는데 너무 안일했어요.
잦은 설사가 조기진통으로 이어졌고 조기출산 할 할 수도 있었어요. 설사 많이 하면 조기진통이 올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, 조기진통이라고 하면 아플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아파도 그럴 수 있나봐요. 둔해서 그런건지 배 뭉침 현상도 크게 못 느꼈거든요.
4월 1일 저녁에 치킨을 먹고 탈이 나서 설사를 시작한 것 같은데 먹기 전부터 명치부분이 좀 느낌이 이상했어요. 근데 속이 비었을 때도 약간 쓰리거나 안좋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배고파서 그런가보다 하고 먹었어요.
2일 새벽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아침에 설사를 시작했어요. 설사를 몇 번해서 밥은 안먹고 목이 말라 노란 야쿠르트 하나랑 물을 조금 마셨더니 몇 분 뒤에 전 날 저녁에 먹은 것과 함께 토했어요. 그래서 좀 쉬다가 물 한모금 마시고 잠을 잤어요. 자다가 일어나서 또 설사. 첫 날은 총 10번정도 화장실에 갔네요.
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후에 설사도 안하고 컨디션도 괜찮은 것 같아 4시쯤 죽을 배달시켜 먹었어요. 그리고 8시와 10시 쯤 또 뭘 먹었는데 죽만 먹을 걸 그랬나봐요.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라 설사가 잠깐 멈춘거였는데 많이 먹진 않았지만 식욕이 너무 폭발해서 밀크티, 사과, 호떡, 썬칩 이런 걸 먹어버렸어요.
결국 다음 날 아침 설사가 또 시작되었어요. 일어나서 설사 2번하고 아침으로 해물죽 초콜릿(아직 정신 못차렸음)먹고 잤어요. 그 후에
설사 8번 하고 굶었어요.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귀가하면서 치킨을 사온 남편(내가 쌩쌩해서 역시 심각하게 생각 안함) 옆에서 참지 못하고 같이 치즈볼, 감자튀김, 쑥두유를 먹고 설사를 3번 더 했어요. 그걸 보고 남편이 탈수가 올 수 있으니 이온음료를 사다주고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.
주말 저녁이라 산부인과 분만실로 갔어요. 병실에서 태동검사를 하고, 분만수술실 같은 곳에서 초음파로 자궁경부를 봤어요. 태동검사도 처음이고 수술실도, 질 안에 뭘 넣어서 보는 것도 처음이라서 갑자기 무서워져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. 주사가 너무 아파서 앞으로 있을 출산이 더 무서워지고 늙어갈수록 더 자주 아프니까 주사도 많이 맞아야되는 할머니때까지 걱정이 되더라구요.
자궁경부가 3센티 이상 되어야 하는데 지금 1.3밖에 안나온다고 왜 이렇게 병원에 늦게왔냐고 혼났어요. 임신 안했어도 이틀동안 설사하면 병원에 안가보겠냐고...그러게요...
자궁수축억제제 라보파를 맞고 안 잡히면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했어요. 자궁경부를 묶어(?)서 막는 방법은 할 수 있는 주수가 아니라 약이 안들고 아기가 계속 나오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낳아야하고 아이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어요. 그리고 아기는 아직 폐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기가 나올 걸 대비해서 폐성숙촉진하는 약도 써야한대요.
자궁수축억제제가 효과가 있으면 일단 병원에서 이 약을 48시간 맞고 있으면서 지켜보고 그 뒤에 약을 끊었을 때도 자궁수축이 안오면 퇴원할 수 있지만 집에 가서도 누워만 있으래요.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구요.
다행히 일단 약이 들어서 분만실에서 입원실로 옮겼어요. 자궁수축억제제 부작용이 두근거림이나 두통, 구토, 손발 떨림이 올 수 있다고 했어요. 시간을 정확히 못봤는데 1시쯤 입원실로 온 것 같은데 가슴이 두근거려서 4~5시까지 잠을 못 이루겠더라구요. 그래서 간호사선생님한테 말해서 의사선생님이 약간 줄이라고 해주셨어요. 근데 다시 수축이 자주오면 또 늘려야된다고 했어요. 그 뒤로 1시간쯤 잔 것 같아요.
아침 태동검사에서는 큰 이상 없었고 약은 그대로 유지하고 오후에 검사 또 해보자고 하셨어요. 밤새 배고프고 힘이 없어서 아침밥만 기다렸어요. 제가 입원해서 먹는 병원밥은 처음이네요. 내가 안아파도 병원밥 먹을 땐 나까지 아파진 것 같아서 입맛이 없었는데...간도 안한 흰죽이 맛있었어요. 반찬도 다 맛있고 평소라면 다 먹을 수 있을텐데 위가 쪼그라들었는지 죽만 다먹고 반찬은 거의 남겼어요.
4월 4일 일요일 아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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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월 4일 점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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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날 점심 먹고 계속 배에 가스가 차고 트림이 나왔는데 결국에 토와 설사를 하고 다시 저녁부터 금식하게 되었어요... 밥은 정말 맛있게 먹었고 내가 느낄 때 아픈 곳이 없는데 속에서 안 받아주네요.